보잉이 8년만에 한국에서 비행기 생산 공급망을 확대하는 이유는?
작년 11월, 미국 보잉사 CEO 데이비드 칼훈(David Calhoun)이 한국에 방문한데 이어 이번에는 부사장 마이클 씨넷이 한국을 방문했다
큰 주제는 한국에서 보잉 비행기의 부품을 만드는 보잉 공급망을 확대하겠다는 건데, 적당한 고위급도 아니고 사장, 부사장 급 인사와 미국 본사 인원들이 방문해서 8년만에 항공 포럼을 연다는 것은 어쨌든 국내 업체 중 어딘가는 대형 계약을 맺을 작정으로 온 것이다
보잉은 왜 갑자기 한국에 협력업체와 더 계약을 맺으려고 할까?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비행기 부품을 생산하는 보잉의 공급망
보잉과 에어버스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비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역시나 인건비다
물론 단순히 인건비만 줄여서는 품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으니,
충분히 좋은 품질의 생산 능력도 있으면서 인건비도 싸야한다는게 문제다
1970~1980년대 정도 시기에는 한국의 인건비가 매우 싼 편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베트남 정도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한국도 더 이상 인건비가 싸서 계약을 하는 업체라고 볼 수는 없다
우리나라도 임금이 높은 편에 속하는 국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보잉이 부사장까지 직접 와서 한국에서 대형계약을 맺으려고 할까?
중국 리스크에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
중국은 아무래도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보니
중국이 아무리 당장에 큰 고객이고, 인건비가 싸다고 해도
미국과 사이가 틀어지면 한순간에 중국에 지어놓은 공장과 인프라 시설을 뺏기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아직 미국과 중국의 힘싸움이 이어지고 있는데,
보잉이 에어버스에 판매 수주를 많이 뺏긴 것은 둘째치고
중국에 지어놓은 공장에서 만드는 부품을 제때 수송이 불가하거나
기반 시설에 있는 기술과 정보를 뺏기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중국에서 만드는 것에 의존하는 부품들이 제때 도착하지 않고 계속 지연이 된다면
최악의 경우 전체 중에 딱 그 부분의 부품이 없어서 최종 비행기 생산이 지연될 수 있고 이는 보잉의 더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점차 중국에 의존하는 비중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
사실 단순 인건비는 베트남과 인도에 밀리는 게 사실이지만,
한국과는 오랜 파트너 관계이며 기술력이 뛰어난 편이기에 한국에도 어느 정도 추가 물량을 줄 계산으로 보인다
한국 대표적인 업체는 보잉과 대형 계약을 따낼 수 있을까
- 대한항공
-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우리나라에서 보잉과 민항기 사업을 가장 크게 하는 회사는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다
오랜 시간 같이 사업을 해오고 있지만,
아무래도 두 회사는 임금이 매우 높은 편이고 대기업에 해당하는 회사다보니
신뢰도는 높지만 아무래도 보잉에서 다른 작은 회사와 계약할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국내 중소기업 중에서도 현재 보잉과 직접 계약을 맺고 있는 강소기업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보잉이 단지 수익을 많이 남기려면 이런 업체들과 주로 계약을 맺으면 좋겠지만,
지금 잘된다고 해도 작은 기업은 파산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존재한다
대한항공과 KAI가 이번에 압도적으로 많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보잉이 단편적인 가격 협상으로 대표적인 두 회사에 아예 물량을 주지 않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협의가 거의 끝나가고 있을텐데, 보잉이 한국에 어느 정도 일을 추가로 줄지 궁금하다
민항기 부품 사업은 사실 크게 많은 이윤이 남는 분야는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계속 물량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업을 따내면 돈도 돈이지만, 보잉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회사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
지자체에서 좀 더 힘을 써서 많은 항공 기업들이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함께 읽으면 도움 되는 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