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의 인천공항 취항이 어려워진 현실적인 이유와 배경은?
플라이강원의 힘들었던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득 과정
먼저 플라이강원이 설립된 것은 2016년 4월이지만, 2017년부터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는 계속해서 거절됐다.
강원도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항공사를 운영하기에는 수요도 충분하지 않았고, 플라이강원의 재무구조도 탄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라이강원 자체도 문제가 있었지만, 이미 한국에는 땅과 국민 인원수 대비 항공사가 너무 많았다..
대형항공사(FSC)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있고 저가항공사(LCC)는 이미 6개나 있다.
여기서 저가항공사가 더 많이 생겨나는 것은 그야말로 저가 경쟁이 심화될 뿐 항공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기보다 실이 많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3번째 승인 신청 끝에 2019년 3월에 승인을 받게 되는데, 이때 같이 승인을 받은 저가항공사(CC)들은 별도의 제한 조건이 있었다.
신규 저가항공사 지방 공항 활성화 계획
- 플라이강원(양양공항)
- 에어프레미아(인천공항)
- 에어로케이항공(청주공항)
2019년 국토교통부 플라이강원 항공운송사업 면허 발급 결정
각 항공사는 지방 공항을 기점으로 국제선을 활성화해서 지방 경제를 살리겠다는 전략을 들고 나왔는데, 여기서 최소 3년 간 다른 공항이 아닌 해당 허브공항을 기점으로 운항을 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해외여행 수요가 많은 김포, 인천공항에서 운항을 하는 것이 더 좋고, 그나마 부산에 있는 김해공항이라도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추가적인 저가항공사 설립에 의문을 표하던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수요가 훨씬 낮은 지방 공항을 사용하는 것은 신생 항공사들도 원하지 않았겠지만 일단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3년을 버티고자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때는 1년 뒤에 코로나가 터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거다
2020년 3월부터 국제선이 전부 막히기 시작했고, 신생 저가항공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항공사에 비상이 걸렸다
전 세계적으로 항공사들이 타격을 받았기에 정부 지원을 받고 겨우 살아남긴 했지만.. 신생 항공사에게는 특히 가혹했던 코로나 시기였다
2022년 12월 플라이강원, B737-800 1호기(HL8380) 반납
지난달에 플라이강원은 처음 도입했던 B737 여객기 1호기를 반납한다
아직 공식적으로 항공기 등록 말소는 하지 않았지만, 이미 절차는 진행되고 있다
리스 비용이 코로나 이전 대비 계약비가 비싸서 반납한다고 하는데,
사실 운항 실적이 잘 나오고 항공사가 잘 굴러간다면 비용 낮춰서 재계약하고 계속 쓰면 된다
그런데 예약률이 낮아서, 장사가 잘 안돼서 비행기 반납합니다.. 할 수는 없으니 계약 비용으로 뉴스를 내는 것 같다
아무래도 강원도 기반으로 할인 이벤트를 해서 양양공항발 국제선을 계속 높은 예약률로 유지하기는 어렵지 싶다
플라이강원 관계자가 이를 예상하지 못했을까?
당연히 어느 정도 예상했겠지만,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선택으로 이해는 한다
강원도의 지원을 받으면 그나마 상쇄는 되겠지만.. 언제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양양공항 이용 3년 계약은 끝났지만.. 인천공항 취항은 불가능해 보인다
뉴스 기사를 보니 양양공항발 국제선 탑승률이 거의 20~50% 수준이라고 한다
항공기를 운항 안 하면 적자, 운항하면 더 적자라는 말이다
이건 대형항공사에서 A380을 운항할 때나 보던 얘기다.. 200석도 안 되는 B737을 운영하면서 탑승률이 50%가 안 된다는 건 매우 심각하다
항공기 유지관리비, 직원 인건비 등의 고정 지출 비용이 승객이 항공권과 부가서비스를 구매하는 비용보다 높아서 돈을 못 번다는 말이다
차라리 코로나 때 정부 지원금을 받고 운항 안 하는 시기가 덜 적자가 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최근에는 직원들 임금도 제때 못주고 있다
이런 임금난을 어떻게 해결할까. 당연히 답은 강원도 지원밖에 없다
플라이강원 심각한 상황.. 2027년까지 양양공항만 사용해야 할까
2022년 11월부터 양양공항 기반으로 운영해야 하는 3년 제한 조건이 해제되면서 플라이강원은 2023년 4월에 인천~베트남 취항을 준비하고 있었다
살아남으려면 현실적으로 당연한 선택이다. 인천이든 김포든 서울발 국제선을 취항해야 한다
강원도에서 베트남 여행을 가는 인원을 모집하는 것보다 서울 출발 승객이 훨씬 많을 테고,
양양공항 출발 국제선으로 탑승률을 높이려면 김포, 인천행보다 더 많은 할인을 해야 그나마 모객이 될 텐데 그러면 당연히 항공사의 이익은 줄어든다
이제야 양양공항을 벗어나서 돈을 좀 벌어볼까 하는 시점에 돈이 없는 플라이강원에게 강원도가 내민 조건은..
2027년까지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운항을 연장하는 거였다
서울에서 운항하는 것 대비 어느 정도 손해 보는 것을 보완해주는 것으로 지원금을 준다는 건데,
일정 수준도 아니고 지금까지처럼 아예 양양공항 기준으로만 고정을 해버리면 사실상 성장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플라이강원, 강원도 제안 이외에 대안이 있을까
그렇다면 다른 대안이 있느냐 하면 딱히 방법이 없다
모든 걸 다 가져가면서 이 상황을 타개하는 건 불가능하다
작년 3월에 갑자기 화물 사업도 해보겠다고 플라이강원 Cargo를 만들고 중대형 기종인 A330 화물기를 3대 도입할 거라고 하는데,
일단 여객도 못해서 회사 존폐가 거론되고 있는데 시도도 안 해본 화물 사업까지 확장을 하는 건 너무 무리수가 아닌가 싶다
화물 사업을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하겠다고 해서 지원금을 받고 시작하면 모를까..
화물도 하고 여객은 맘대로 인천공항 취항하는 건 플라이강원의 희망사항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들어 보인다
다른 것도 아니고 임금 체불까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플라이강원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던가 강원도의 말을 무시하고 제 갈길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나 지금 지원금 계약 문제로 강원도와 문제도 많은 상황인데, 이러나저러나 앞길이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비행기 고작 3대, B737과 A330.. 기종도 다르다
정비사도 적을 텐데, 기종별로 정비 방법도 다르다
어느 것 하나 플라이강원에게 유리한 점이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
다시 코로나가 중국을 기점으로 재유행하고 있는데, 결국에는 끝이 나고 다시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는 시기가 올 텐데, 그때까지 플라이강원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에어프레미아는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에어로케이 입장도 사실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신생 항공사들이 실패하면, 이후에는 항공사업자 등록이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항공사가 필요 없기도 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고,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통합되어 제주항공을 넘는 1등의 통합 LCC가 탄생하면 출시 기념 이벤트라는 개념으로 저가 전략을 펼칠 수 있다
우리나라 저가항공사(LCC)들 중 모회사가 탄탄하지 않은, 재무구조가 불안한 항공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때까지 중복되는 노선에서는 충분히 저가전략으로 말려 죽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2년 내에 다가올 이런 상황까지 고려하면, 플라이강원의 앞날은 더욱 캄캄하다
뭔가 획기적인 돌파구가 있어야 할 텐데, 현실적인 제한 조건이 너무 많다
일단 한 달, 한달 살아남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 미래를 그리는 것조차 벅차 보인다
이론적으로 따지자면 처음 시작부터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로 시작하긴 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지금까지 버텨왔다
그래도 버텨내다 보면 기회가 온다
2023년에는 플라이강원이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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