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에어버스 신형 비행기 타면 진짜 덜 피곤할까? (A350 B787)
[참고*이 글은 항공 엔지니어의 주관적인 관점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해외여행을 많이 가봐서 특정 비행기 기종의 장점을 직접 체감했다거나 특별히 비행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은 해외여행 항공편을 선택할 때 그 항공편이 어떤 항공기 기종으로 운항하는지까지 고려하는 사람은 잘 없다
그냥 대형 항공사(FSC) 비행기가 제일 좋은 거 아니야?
정도 생각하겠지만, 항공기 기종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으며 대형항공사 비행기라고 해서 무조건 더 비싼 기종만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모두 보잉(BOEING), 에어버스(AIRBUS) 사의 항공기를 도입해서 운항하고 있는데, 이 항공기 제조사들의 신형 기체들은 확실히 다른 면이 있다
오늘은 신형 항공기 A350, B787의 기내 압력(Cabin Pressure)과 인체 피로도에 미치는 영향 대해서 알아보자
비행기의 순항고도에서 기내 압력은?
- 객실고도 (Cabin Altitude) = 고도 8000ft = 해발 2400m = 기압 10.92 psi
미국 연방항공국(FAA)에서 특정 항공기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할 때 기내 압력을 10.92psi로 유지할 수 있도록 여압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한다
이 기압은 사람이 해발 2400m 높이에 있을 때의 기압을 느끼는 것과 같은데,
미국 기준 피트(ft) 단위로 보자면 보통 10,000ft 이상 높이에 가면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저산소증이나 손, 발이 붓는 등 몸에 여러 가지 이상현상을 겪게 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안전 마진을 두고 8000ft 기압까지는 항공기에서 맞출 수 있어야 상업 비행이 가능한 항공기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보통 이 8000ft 기준을 객실고도라고 하는데, 전통적인 금속형 몸통을 가진 비행기들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지상 / 비행 중 기내 압력 차이 비교
10km 정도 높이에서의 기압은 0.2~0.3 정도가 되는데, 이 기압을 그대로 사람한테 적용이 되면 당연히 인체에 해롭다
그래서 비행기가 이 압력차이를 조절해줘야 하는데, 그 높이에서 동일하게 1기압으로 맞춰주려면 기체가 엄청 큰 압력을 버텨내야 한다
비행기의 몸통은 예전부터 금속으로 만들어왔는데, 1기압만큼 버티도록 고려해서 만들자니 항공기를 더 무겁게 만들어야 하고 효율이 매우 낮아진다
그래서 8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을 하더라도 인체에 해가 없을 정도로만 기압을 낮추는 것으로 계산하여 결정된 것이 지금의 8000ft, 0.75 기압 수준이다
0.75 기압 정도면, 약 2400m 높이의 산에 있는 것과 같다
기압이 보다 낮은 곳에 있으면 보다 쉽게 피로를 느끼고, 술을 마시면 더 빨리 취하고 숙취도 보다 클 수 있다
비행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신형 비행기에 금속 대신 고강도의 탄소복합소재가 많이 사용된다는 얘기를 들어보셨을 텐데, 이로 인한 장점이 꽤 있다
기내 압력 차이 관련 내용은 아래 글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신형 A350, B787 자재 구성 변화
- 에어버스 A350, 보잉 B787 : 탄소 복합재(Composite) 사용 비중 50% 이상
두 항공기 제조사의 신형 기종들은 약 50%를 가볍고 강도가 높은 탄소 강화 복합재(CFRP, 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로 만들고 있다
특히 동체(Body)와 주날개(Main Wing)를 주로 복합재로 만드는데, 이 CFRP로 만든 비행기는 금속으로 만든 동체보다 더 높은 압력에도 구조적으로 잘 버틸 수 있다.
금속(Metal) 비행기에 압력을 많이 가하면 어떻게 될까?
너무 자세한 공학적인 내용보다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핵심 내용만 얘기하자면, 피로 파괴(Fatigue Fracture) 현상을 빼놓을 수 없다.
피로 파괴
재료가 반복해서 하중을 받아 발생한 균열이 진전되어 파괴에 이르는 현상
간단히 말해서, 철사를 한두번 접었다 펴면 끊어지지 않지만, 계속 반복하면 언젠가 끊어지는 것과 같다.
이렇게 금속에 강한 압력이 반복해서 가해지면 결국 금이 가며, 결합 부위가 약해진다.
알로하 항공 243편 동체 외피 파손 사고
금속 피로파괴로 인해 비행 중에 동체 윗부분이 뜯겨 나가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사망자는 적었지만, 이처럼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복합재는 재료의 특성 상 금속으로 만든 동체보다 보다 높은 압력을 견딜 수 있기 때문에 기내 압력 수준을 더 높일 수 있고, 승객이 보다 편한 상태로 비행할 수 있다
신형 복합재 비행기는 객실 압력이 높아서
덜 피곤하게 해준다고? 체감할 수 있을까
구분 | 고도 | 기압 |
복합재 신형 항공기 A350 B787 |
6,000ft 1,830m |
0.8 |
기존 금속 동체 항공기 |
8000ft 2,440m |
0.75 |
대한항공에서 소개하는 자료에서 보는 것과 같이 기존 금속 기체들은 보통 8000ft 기준의 기내 압력 수준을 유지하지만,
복합재로 만든 항공기에는 6000ft 정도 높이 수준으로 더 높은 압력을 가할 수 있다
그 차이는 2000ft 높이 차이만큼 기압 차이가 난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피트(ft) 단위이다 보니 감이 잘 안 오지만 미터(m) 단위로 보면 대략 600m 정도 높이 차이로, 0.05 기압 차이가 난다
지상에 서 있을 때의 1기압 대비 0.75와 0.8로, 대략 5% 정도 차이 난다는 얘기다
기존 항공기를 탈 때도 장거리 비행 시 인체에 해가 없을 정도의 압력으로 규정된 것이기 때문에 사실 신형 비행기를 탄다고 해서 이런 압력 차이에 의한 엄청난 피로도 감소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그냥 알고 타면 좀 더 편한 것 같고 기분이 좋을 수 있겠지만..
이전 항공기 대비 드라마틱한 효과까지는 기대하지 말자.
복합재로 만든 비행기는 객실 습도도
50%나 더 높다던데.. 진짜 효과있어?
- 금속 비행기 습도 : 10% 내외
- 복합재 비행기 습도 : 15% 내외
- 사막 평균습도 : 15%~30%
- 연평균 습도 : 60~75%
- 3~4월 평균 습도 : 50~70%
- 7~8월 상대습도 : 70~85%
금속은 습도가 높으면 부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습도가 낮을수록 좋으며, 평균적으로 10%를 유지한다. 하지만 복합재는 보다 높은 수준에도 버틸 수 있다.
따라서 기존 금속 항공기 대비 약 6% 높은 압력, 50% 더 높은 습도의 기내 환경을 갖출 수 있어 신체적으로 보다 덜 피곤하고 덜 건조하다
물론.. 50%가 상승한 것이 맞다. 습도가 10%에서 15%로 상승했으니까..
하지만 상승한 게 겨우 악조건의 사막 상태와 비슷하다
우리나라 평균 습도의 절반도 안 되는 조건이며, 복합재 비행기를 탑승한다고 해서 ‘이 비행기 좀 촉촉한데? 습도가 높은 것 같은데?’ 같은 느낌은 없다는 거다
비행기는 신형을 타도 매우 건조하며, 장거리 비행 시에는 미스트나 수분 용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혹시 광고만 보고 평소에 가져가던 것을 안 가져가도 되겠지 하는 생가은 하지 않는 게 좋다.
국내 A350, B787 운용 항공사는?
- 대한항공 : B787-9 : 10대
- 에어프레미아 : B787-9 : 3대
- 아시아나항공 : A350-900 : 13대
신생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가 최근 LA노선을 도입하며 대한항공과 경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B787 기종을 30대 더 추가도입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A350 기종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지만, 대한항공과 합병 이후에는 A350 기종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기에 변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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